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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외식업 마케팅은 어떻게 변해왔을까

작성자
Mr.Nops
작성일
2026-10-01 22:39
조회
12
현수막에서 AI까지

식당을 알리는 방법은 시대마다 달랐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늘 같았습니다.
그 시대의 가장 강력한 매체를 가장 먼저 잡은 곳이 손님을 가져갔다는 것입니다.
이번 칼럼은 그 매체가 어떻게 바뀌어왔는지, 그리고 지금 막 시작된 다음 전환은 무엇인지를 짚어봅니다.

1. 현수막과 전단지의 시대
오래전 외식업 마케팅의 기본값은 오프라인 물량전이었습니다.
상가 앞 현수막, 아파트 단지 전단지, 신문 사이에 끼워 넣는 삽지 광고가 전부였습니다.
현수막은 지금도 옥외광고물법의 규제를 받는 영역입니다. 허가 없이 아무 데나 걸 수 없고, 지정 게시대나 신고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본이 있는 곳은 라디오·지역 케이블 TV 광고까지 손을 뻗었지만, 대부분의 식당에게는 현수막과 전단지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습니다.
이 시기의 마케팅은 '많이 뿌리는 것'이 곧 전략이었습니다.

2. 파워블로거의 시대, 그리고 신뢰가 깨진 순간
2000년대 중반부터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네이버 블로그 체험단이 등장하면서, 식당을 알리는 방법이 '내가 말하기'에서 '남이 말해주기'로 넘어갔습니다.
파워블로거 한 명의 포스팅이 전단지 수천 장보다 강력했습니다.

이 구조는 2020년 '뒷광고' 사태로 크게 흔들렸습니다.
유튜버와 인플루언서들이 광고라는 사실을 숨긴 채 협찬받은 제품을 '내돈내산'처럼 소개한 것이 드러나면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업체들을 시정조치했고 이듬해부터는 광고주·인플루언서 모두를 처벌할 수 있도록 법이 강화됐습니다.
'추천'이라는 콘텐츠 자체에 대한 신뢰가 한 번 꺾인 사건이었습니다.

3. SNS와 배달앱, 두 개의 전장

2010년 배달의민족이 등장하면서 외식업 마케팅의 무대가 또 한 번 바뀌었습니다.[^3] 식당은 이제 '거리에서 눈에 띄는 것'이 아니라 '앱 화면에서 상위에 뜨는 것'을 두고 경쟁해야 했습니다. 이 경�쟁에는 수수료와 광고비라는 새로운 비용이 따라붙었고, 지금까지도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배달앱 수수료 부담은 계속 논쟁거리입니다.

같은 시기 인스타그램은 '비주얼이 되는 메뉴'를 외식업의 필수 조건으로 만들었습니다. 플레이팅, 조명, 매장 인테리어까지 사진 한 장을 위해 설계되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4. 유튜브 먹방에서 숏폼, 영수증 리뷰까지

뒷광고 사태 이후에는 역설적으로 더 '투명해 보이는' 콘텐츠가 힘을 얻었습니다.
영수증을 인증해야 리뷰를 쓸 수 있는 네이버 플레이스 영수증 리뷰, 직접 결제하고 먹는 과정을 보여주는 유튜브 먹방, 그리고 최근의 릴스·틱톡 같은 숏폼까지, 소비자는 '광고가 아니라는 증거'를 점점 더 요구해왔습니다.
광고가 정교해질수록, 소비자는 그 광고를 알아보는 눈도 같이 길러온 셈입니다.

5. 그리고 지금, AI에게 물어보는 시대

가장 최근의 변화는 검색 그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점입니다.
카카오맵은 2025년 7월, 대화형으로 "아이와 함께 가기 좋은 조용한 식당"처럼 조건을 입력하면 장소를 추천해주는 'AI메이트 로컬'을 출시했습니다.
"강남 파스타 맛집"처럼 키워드를 입력하던 검색이, 맥락과 상황을 설명하는 대화로 바뀌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이 변화는 외식업에 새로운 과제를 던집니다.
지금까지는 '검색엔진최적화(SEO)'가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AI가 내 가게를 정확히 이해하고 추천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정리하는 'AI 최적화'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메뉴 설명이 얼마나 정확하고 구체적인지, 알레르기 정보와 재료 스토리가 얼마나 잘 기록돼 있는지, 리뷰가 얼마나 신뢰할 만한지가 AI의 추천 여부를 가릅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좋은 입지보다 좋은 데이터가 더 중요해지는 시대"라는 말이 나옵니다.

6. 물음표로 남는 것들
다음 국면이 어떤 모습일지는 아직 누구도 확정적으로 말할 수 없습니다. 다만 몇 가지 질문은 지금부터 던져볼 만합니다.
AI가 추천하는 식당이 되는 데도 결국 '광고비'가 붙게 될까요.
포털 상위노출과 배달앱 입점 광고가 그래왔듯, AI 추천 결과에도 결국 비용을 지불해야 상위에 노출되는 구조가 생긴다면, 자본이 작은 식당은 또 한 번 뒤로 밀릴 수 있습니다.

뒷광고 사태가 다시 반복될 수도 있습니다.
이번엔 사람이 아니라 AI가 생성한 가짜 리뷰, 혹은 AI에게 유리하게 인식되도록 조작된 데이터가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누가, 어떻게 이걸 걸러낼지는 아직 정해진 답이 없습니다.

그리고 결국 소비자가 신뢰하는 건 무엇일까요.

현수막에서 블로그로, 블로그에서 영상으로, 영상에서 AI로 매체는 계속 바뀌었지만, 매번 신뢰가 쌓이고 다시 깨지는 패턴은 반복됐습니다.

AI 시대에도 이 패턴이 똑같이 반복될지, 아니면 다른 방식으로 신뢰가 작동할지는 지켜볼 일입니다.

분명한 건 하나입니다.
메뉴 설명, 브랜드 스토리, 손님들의 진짜 후기를 스스로 정확하게 기록해두는 식당이, 어떤 매체가 다음 주인공이 되든 유리한 자리에 서 있을 것이라는 점입니다.